
빠알간 방울토마토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서 서울에 있는 저희에게 김치나 참기름, 된장, 고추장등을 보내실땐 전화를 하셔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죠. "
영아, 택배하나 보냈다." 아내랑 통화 할 때는 모르겠지만 저와 통화를 하게되면 딱 요정도로 끝납니다. 뭐냐고 제가 물어보는 일도 없죠. [
아트폴리 - 블로그 쓰고 미술사랑 명함 받기]란 글에 토댁님께서 댓글을 하나 다셨는데 기분이 묘하더군요. 이러쿵 저러쿵해서 뭘 택배로 보냈다... 뭐 이런 말없이 정말 어머니랑 통화할때처럼 "
택배하나 보냈다. 전화번호 몰라서 안 적었다."
제게는 작은어머니가 네분 계십니다. 그중에 한분은 참... 뭐라 표현하기 힘들지만 좋은 분이십니다. (물론 다른 분들도 좋은 분들이시구요) 고등학생때 용돈이 궁해서 김해에서 부산으로 찾아가면 연락도 없이 온 조카를 놀라는 기색도 없이 "
어서 온나"라며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그 말씀이 제 마음을 참 편하게 해줬던 기억이 나네요. 놀라움, 반가움의 표현으로 쓰일 수 있는
"어쩐 일이냐?"라는 말씀은 한번도 안 하신것 같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이 표현은 귀찮게 뭐하러 왔냐라는 뜻으로도 쓰이죠)
아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토댁님은 저의 할머니뻘 되십니다. 뭐 20촌 놀이를 하자는건 아니구요. 제가 성주 이씨 26대손이고 토댁님께서는 24대손되시겠습니다. 고로 토댁님 블로그의 로고사진에 있는 꼬마숙녀분께서는 저의 고모뻘 되십니다. 크크킄.. 어제 보내주신 택배가 오늘 도착했습니다. 아내가 받아두었다가 수영이가 놀이방에서 돌아온 후 함께 열어본 모양입니다. 토댁님께서 수영이 앞으로 보내셨거든요. 아마... 제 이름을 모르기때문에 ㅋㅋ. 제가 퇴근을 해서 토마토를 좀 보려고 했더니 수영이가 "
아빠, 아빠는 먹지마 수영이한테 온거니까."이럽니다. 아, 정말!! 콱!! 제가 토마토를 보고 있으니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신선하고 탱탱한게 맛 있더라." 제가 "알이 좀 작은데?"라고 했더니 "
뭐래냐? 애들 먹으라고 신경써서 보내주신 것 같구만." 하긴, 제가 무조건 큰걸 좋아해서 굵직한 방울토마토를 사오면 아직 어린 수영인 먹다가 종종 웩웩거리긴 했습니다. (나쁜 아빠... ㅠ.ㅠ)
지금 저는 맛있는 방울토마토를 한접시 씻어다가 시원한 카프리 맥주 한병을 마시고 있습니다.
토댁할머님 맛있는 방울토마토 감사히 먹겠습니다.
덧글) 참으로 따뜻한 인터넷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덧글) 주말을 이용해서 아트폴리의 방울토마토처럼 멋진 사진을 한번 찍어보겠습니다!! (위 사진과 아래 작품은 참 수준차가 나는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