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여 페이지 두께의 책을 출퇴근길에 2주간 읽었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꼈다면 유치한걸까

책은
현실세계의 우당이라는 자가 한창운이라는 고물상 주인을 통해 주식과 사업으로 돈을 버는 이야기와
우당이 화자가 되어 구한말 전후의 이야기를 이완용을 주인공 삼아 이야기하고 있다
주식과 사업으로 돈을 모으는 얘기도 매력적이지만 그보다는 우당이 풀어내는 매국노 이완용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매력적이다
우당의 이야기 초반부에는 이완용이 영웅처럼 그려진다
우리나라 초등교육 의무화의 초석을 다진 사람이 이완용이라는 글에서는 나도 모르게 "우와!"라는 감탄이 터진다
이완용은 1896년 독립협회 초대 위원장, 2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수많은 업적을 남긴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의 괴변에 빠져 괴변론자가 되었고 종국엔 매국노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고종과 순종, 명성황후는 동정 또는 영웅시 한다며 지적한다
순종은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에게 훈장까지 줬다는데... 
"권좌에 있을때는 한없이 무능했고 물러나서는 동물처럼 사육당하고... 후세에는 국민들 동정을 받는다? 책임은 이완용 같은 충복들이 지고 말입니다. 한참 잘 못된 역사 아닙니까?"
명성황후 하면 떠오르는 "나는 조선의 국모다"라는 말도 없었다고 한다. (이 책에 의하면)
소중한 개회기에 민비와 대원군의 지저분한 정치싸움에 
청군, 일군, 러시아... 유럽, 미국... 국제적인 놀이판이 되어버린다


책은 현실적인 차원에서의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했다
그리고 구한말 전후 역사에도 관심을 가지게 했다
아내가 읽고 꽂아둔 "덕혜옹주"를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읽고 꽂아두려는 "운명이다"를 읽고 있다
우리나라의 민주화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조금 엿 볼 수 있어 좋다


마지막으로 정말 현실적인 질문이 나를 흔들어 놓는다
이완용은 칼을 한방 먹지만 부와 권력을 손에 쥐고 천수를 누리다 죽는다
안중근은 교도소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굳이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이유야 없지만...
나의 아이들에게 어떤 길을 가야한다고 가르칠 것인가?
이완용은 매국노고 안중근은 영웅이다
시대가 변했으니...


미래를 위한 현재의 과도한 희생도 원치 않는다
반대로, 현재를 위해 현재를 팔아먹는 것도 원치 않는다
글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