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만족하면 그것으로 족하고 그것으로 천국을 누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목요일, 재희가 병원에 입원했다.
오전에 아내에게 한통의 전화를 받았고, 오후에 여러통의 전화를 받았다.
오전엔 재희가 자꾸 토해서 놀이방 옆 병원에 갔었는데 장염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오후엔 30분에 한번씩 토해서 종합병원 응급실에 갔다고 한다.
놀란 놀이방선생님들은 우리가 얼른 와주길 바랬지만 우린 둘다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채 안절부절중이었다.


생각에 생각을 하다보니 눈에서 불이 나올 것만 같았다.
어치피 일이 될 상황은 아니었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동료와 상사에게 퇴근해야겠다 얘기를 하고 퇴근을 해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재희가 반갑게 맞아준다.
응급실에서 재희를 안고 한시간쯤 있으니 의사가 와서 무언가 설명을 해줬다.
어차피 알아듣기 힘든 내용이었기에 의사가 이해하기 쉽고 간단하게 정리해줬다.
초록은 정상, 파랑과 빨강은 비정상입니다.
정상적인 수치보다 비정상적인 수치가 훨씬 많았다. 
그 중에서 백혈구수치가 정상수치보다 몇배나 많게 나왔다.
이쯤되면 어떤 강심장이라도 무섭다. 그냥 막... 무섭다.

검사를 위해 어린 재희에게서 피를 뽑는다며 바늘을 여러번 찔렀나 보다.
링거때문에 또 찔렀을테고...
그때문에 재희는 간호사만 봐도 기겁을 하고.
엄마, 아빠도 겨우하는 그 작은 입에서 "아... 아파 아파"란 소리만 터져나온다.
상태가 좋지않아 물만 먹어도 토하는 아이를 보는 부모의 심정이란...

다음 날에도 토하는건 여전했다. 하지만 설사는 없었다.
전날 관장을 해서 나올 변이 없었고 먹은건 모조리 토해버렸으니...
하지만, 전날보다 링거호스에 적응했고 노는 모습에서 밝아진걸 보았다.
하지만 검사한 수치는 여전히 걱정할만한 수치...
금요일이 지나고 토요일이 지나고 오늘은 일요일이다.
퇴원을 하고 싶었지만 못 했다.
의사가 안된단다.

나는 출근을 하고 내일은 아내가 재희를 돌본다.
아마도 퇴원을 하게 되겠지.

근데, 나나 아내의 상태를 보니 둘다 만신창이가 됐다.
아내는 잠이 부족해서 두통에 시달리고 나는 제대로 먹지 못해 속에 구멍이 난 듯하다.

고민이다.
우리의 천국은 어디에 있을까.
아이들이 원할때 나는 항상 멀리 있는 듯하고...
미탄님의 책에서 읽은 "아이들이 부를때 모든 것을 멈추고"는 여전히 남의 얘기고...
하늘을 올려다 볼 여유는 커녕, 아이들을 안아줄 여유도 없이...
각박하게 사는데... 

나의 천국보다 더 간절히 바라는게 있다면 내 자식들의 천국인데...
...
...
...
...
하아.....

긴 한숨이 나오는 걸 보니... 오늘도 답은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