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이는 사진을 좋아합니다.
한동안 사진 찍는걸 좋아하다 근래에 고모네 아동복 모델을 하면서 찍히는걸 더 좋아합니다.
대견하다 생각될 만큼 사진을 잘 찍던 수영이가 어제는 조금 힘들어 했습니다.
스튜디오에 대한 신기함도 사라지고 
옷 갈아입고 사진 찍고 옷 갈아입고 사진찍고 그러는 것에도 익숙해졌고
아빠의 잔소리에 고모부의 요구사항에 대해 무디어졌으니까요.
어쩌면 피로감이 몰려올 시간이 된건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게 피곤해 하는 수영이를 다그치며 사진을 찍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2~3시간 안에 많은 옷을 갈아입으며 사진을 찍어야하기에 어쩔수없이 강행군을 했었죠.

메모리에 담긴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고 삭제할 사진과 사용할 사진을 고르는데 또 몇시간...
(동생에게 원본 사진을 다 넘기고 저는 수영이 사진만 봅니다.)
1700장 중 수영이가 담긴 사진 750장, 그 중에서 편집해서 사용 할 사진과 내버려 둘 사진을 고릅니다.
하지만 750장의 사진 중에서 사용 할 사진을 고르는 것도 만만치가 않죠.

최종 선택된 40여장의 사진을 편집하다 아래 사진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찍는게 좋긴하지만 (고모부의 꼬임에 넘어가 풍선 몇개 과자 몇봉지에 몇시간씩 모델을...)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일(상업적인)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힘들지만 앞에서 웃으라면 웃고 옷 갈아 입으라면 옷 갈아입고...
그 와중에 사촌동생과 다투고...
사진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하게 아파오는게...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만약 제 일이라면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꼭 수영이에게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만든듯한 죄책감마저도 들구요.
하지만 금새 다시 웃어주는 수영이가 고맙기만 합니다.
저야 사진 찍는게 좋아 찍어주고 있지만 아내는 불만이 가득합니다.
누가 장사를 하는건지 모르겠다구요. (당연히 동생네가 장사하는거지요 ㅡㅡ;;)
그렇지만 여기서 그만둘 수도 없습니다. 
동생네는 이미 천몇백만원이 들어가있고
저처럼 DSLR을 다뤄본 경험이 없는데다 여자아이 모델을 구할 수도 없고...
수영이와 제가 언제까지 해줄 수 있을지... 그게 걱정입니다.

다음엔 사진 촬영을 매제에게 맞길가 봅니다.
저는 포커스를 아이들의 얼굴에 맞추고 싶은데
매제가 원하는 사진 스타일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것도 문제고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은 자신이 알고 있을테니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