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가만히 앉아있는 친구나 가족에게 내가 손바닥(또는 발바닥)에 그림 그려줄께?라고 말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한대 얻어 맞거나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겠죠? "이게 돌았나?"
저희 집에는 작은 화이트보드가 하나 있습니다. [RAW와 화이트발란스]
수영이도 재희도 저도 함께 낙서하고 그림그리는 공간이지요.
그리고 마음을 전하는 공간이기도 하구요. [밤새 사랑의 꽃이 피었어요.]
화이트보드가 있다보니 당연히 보드마카도 있습니다.
몇일전에도 역시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리다 수영이에게 "수영아, 아빠가 손에 그림 그려줄까?"라고 물어보니
옆에서 미싱을 하고 있던 엄마의 눈치를 봅니다. "엄마? 수영이 손에 그림 그려도 돼?"
아내의 묵인하에 손에 작게 웃는 얼굴, 화난 얼굴을 그려주었습니다.
수영이 반응이요? 좋아서 키득키득 난리죠. 엄마에게 자랑도하구요.
그런 수영이의 반응에 저도 즐겁고 좋더라구요.
잠시후에 "수영아 아빠가 발에도 그려줄까?"라고 물었더니 "엄마, 아빠가 발에도 그럼그려준다는데?"라고 물어봅니다.
그리고 저는 수영이 발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발바닥에 간지럼을 많이 타는 수영이는 간지러움을 참아가며 제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런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재희도 엉금엉금 기어오길래 한쪽 발을 잡고 그려주었더니 얼마나 좋아하던지 정말 까르르 소리가 나게 웃었습니다.
뭐, 발이 간지럽기도 했겠지요 ^^

다시 생각해보면 아이들은 엄마 아빠에게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함께 있어주고 함께 놀아주고...
하지만 우리 부모라는 사람들은 이유야 어찌됐던 이런 쉬운 것마저 너무 힘들어하며 해주질 못 합니다.
바닥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수영이가 한마디합니다.
"아빠 그만하고 수영이랑 이거하고 놀아요." 
"아빠 지금 이거 해야하는데?" (문서작성중)
"뭔데요? 중요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저랑 놀아주세요! 네?"
삐져서 침대에 가 이불을 푹 덮어쓰고 누운 아이를 보니 미안하기도하고 가엾기도 하고 그렀습니다.
10분만 함께 소꼽놀이 해주면 될일을... 아이의 말처럼 중요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엄청 후회 중)
금새 잠든 아이의 이불을 바로해주고 나오며 다짐합니다. 내일은 수영이 속상하게 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쉬운 이 다짐을 제가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진 모르겠네요.


사진 찍자고 하니 얼른 자세를 취해줍니다. ^^



놀이방 가서 친구들에게 보여준다나 어쩐다나 쫑알 쫑알 합니다.



칫, 고양이라니... 저건 꿀꿀 돼진데... 아빠 삐졌어!! (아~ 아~ 아빠 미안!! 돼지~)



재희도 발에 그림을 그려주니 좋아서 까르르 웃으며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잠들기전 그림을 다 지웠습니다. 
"시간 지나면 잘 안 지워지니까 다 지우고 자"
왜냐하면 아빠보다 엄마가 더 무서우니까요.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12.01 08:32

    하하~!! 아이의 작은 손과 발이 참 앙증맞습니다.^^

    • BlogIcon 알통 2009.12.01 09:04 신고

      조막만한 아이들이 애교라도 부리면 정말 쓰러집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BlogIcon MindEater™ 2009.12.01 10:10 신고

    으흐흐 엄마가 더 무서운거 맞아요~~ ^^*

    • BlogIcon 알통 2009.12.01 14:04 신고

      그게 좀 이상해요
      회초리는 저한테 맞는데 엄마를 더 무서워한다는... ㅋㅋ

  3. BlogIcon raymundus 2009.12.01 12:20

    재우녀석도 엄마말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데 제말은 --;
    그림 잘그리시는데요 ㅎㅎ

    • BlogIcon 알통 2009.12.01 14:05 신고

      한 그림하지요 ㅠ.ㅠ
      아이들이 좋아해주니 그것으로 족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