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위에 작은집

갑작스럽게 계획하게 된 여수여행은 아내의 외할머님 생신을 축하해 드리기위해서 였습니다. 금요일 밤 10시, 우리의 네비님만 믿고 출발을 했건만 네비님께서는 우리를 전주톨게이트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가게 하시더니 2시간 가량을 지방도로 뺑뺑이를 돌리셨습니다. (예전에 GPS를 두시간 동안이나 못 잡은 경험이 있어서 우리 가족은 네비게이션을 네비님이라고 부릅니다. 기분이 나쁠땐 차가 이동해도 꿈쩍도 안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으면 차가 멈췄는데도 혼자 흥얼거리며 막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족은 항상 네비님의 눈치를 볼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고생 고생을 해서 새벽 3시에 이모님댁에 도착했죠. 그때 하늘을 올려다보니 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 했던 수없이 많은 아름다운 별들 쏟아내릴 듯 했습니다.

보다 많은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운전을 하다보니 그럴 기회를 포착하는게 쉽지가 않더군요. 다시 아내에게 운전을 부탁할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저는 요즘 아내에게 "시골에서 살고 싶다" 노래를 합니다. 아내는 이 말을 무척이나 싫어해요. 먹고 사는 것도 그렇고 애들 교육도 그렇고... 이모님댁에서 무척 마음에 들었던 점이 물이 수돗물이 아니라 지하 광천수라는 점이었습니다. 설겆이를 하다가 물이 마시고 싶으면 그냥 받아 먹으면 되고 세수하다가 물이 먹고 싶으면 그냥 마시면 되더군요. 물론 황토방도 무척 탐이 났지만 집뒤로 천평의 산이 딸려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 내년쯤이면 마당에 푸른 잔디가 덮힐거란 점도 마음에 들고 도로 너머에 낮은 산에는 온갖 산나물이 있다는 점도... 아침에 잠을 깨우는 새소리도... 고개를 돌려보면 넓은 바다가 있다는 점도... 이렇다보니 서울로 올라오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지지난해 여름 휴가도 여수에서 보냈었답니다. 그땐 이모님댁이 여수 시내에 있었던지라 여수의 참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 했었죠. 그래도 이모부님께서 사주신 장어탕은 아직까지 그 맛을 잊을수가 없을 정도로 진미였습니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 다시 한번 그 장어탕을 먹으리라 생각을 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네요. 하지만!! 이모부님께서 준비해 주신 저녁만찬은 장어탕에 뒤지지 않는 샤브샤브였습니다. 쇠고기와 야채 그리고 새조개, 안 먹어봤으면 말을 하지 말아요!! 어른들 식사하시는데 DSLR을 들이밀기가 뭣해서 사진을 찍지 못 했는데 무척이나 아쉽네요. 이 새조개란 놈이 샤브샤브를 해서 먹을때 그렇게 맛이 좋더니 불에 구워 먹었더니 이건 뭐 더 맛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배가 터지는줄 알았습니다. ㅡ..ㅡ;;

사위 사랑 장모라던가요? 장모님께서 안 계신 저를 이모님들께서 얼마나 예뻐라 해주시던지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좋은 집에서 좋은 음식 많이 먹고 좋은 분들께 사랑을 듬뿍 받고 왔는데 다음에 여수를 가면 제가 대접을 제대로 한번 해드리고 싶네요.


덧글) 글이 길군요. 제가 추구하는 타입의 포스팅이 아닌데 ㅡㅡ;; 그때를 회상하니 기분이 업됐나봐요.


여수여행

  1. BlogIcon 이리니 2009.04.29 00:57

    저 천사같은 아이들하고 여행도 다니십니까? 아~ 아~ 새벽에 열 받는군요. ^^

    저 그냥 갈렵니다. -_-;; 획!

    :)

    • BlogIcon 알통 2009.04.29 09:20 신고

      작은애는 아직 천사가 맞는데요
      큰애는 점점 악마가 되어가고 있어요 ㅋㅋ
      그래도 당연히 사랑스럽지만요 ^^
      여수여행은 여러모로 좋은 기억만 남았어요.
      다음 여행은 어디가 될지!!

  2. BlogIcon PPT커뮤니케이션즈 2009.04.29 04:24

    정말 아름답군요 ㅎㅎ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ㅎㅎㅎㅎㅎ

    • BlogIcon 알통 2009.04.29 09:22 신고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다녀오실땐 꼭 인증샷~

  3. BlogIcon 토댁 2009.04.29 08:01

    정말 아름답네여.
    여수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어요.

    아빠와 보석 같은 추억... 재희랑 수영이가 평생 기억하겠죠!!..^^

    • BlogIcon 알통 2009.04.29 09:23 신고

      할머님 건강하시죠? ^^
      저도 결혼하고나서 두번 가봤는데요
      참 좋은 느낌만 받고 왔어요.

      수영이는 기억을 하겠지만 재희는 어떻게 기억을 할런지 모르겠네요 ㅋㅋ

  4. BlogIcon PLUSTWO 2009.04.29 10:26 신고

    와우~~~ 황토방, 군불지핀 황토방에서 하루밤 저도 푹~ 지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5. BlogIcon 맑은독백 2009.04.29 10:55

    정말 살고 싶을 만큼 이쁜 집입니다... ^^
    저도 와이프한테 시골가자면 혼자가라 할거 같아요 ㅎㅎ

    • BlogIcon 알통 2009.04.29 12:11 신고

      왜 여자랑 남자는 생각이 다른걸까요?
      정말....
      전 보내주기만 한다면 혼자라도 ㅋㅋ

  6. BlogIcon zinicap 2009.04.29 13:09

    글이 너무 좋고
    그 아래 사진이 너무 정겨워 한 참을 보게됩니다.
    글 보고있자니 갑자기 시골 집에 가고 싶으네요^^.
    아내 역시도 시골은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가끔가는것도 곤욕스러워 합니다. 그래 봤자 1년에 딱 2번인데^^
    아이들 교육은 핑계 같습니다^^.
    지가 시골에 살 자신이 없으니 그런건 아닐까요?ㅋㅋ
    암튼, 너무나도 마음 푸근해지는 시간 갖게 해 주신데 감사드립니다.

    • BlogIcon 알통 2009.04.29 17:43 신고

      남자들이 더 많이 전원생활을 꿈꾸나 봅니다.
      근데 여자들은 왜 싫어하는지... 모르겠네요.
      아내는 벌레가 싫다는 말도 안되는 소릴 하는데 ㅡㅡ;;
      말씀대로 "지가 싫은거"가 맞나봐요 ^^

      마음 푸근해져 가신다니 저도 많이 기쁘네요 ^^

  7. BlogIcon MindEater™ 2009.04.29 17:05 신고

    아 비슷한가봅니다. 하시만 현실이 그게 아니죠.
    저두 요즘 부척 시골얘기를 많이 하네요 ㅠㅠ

    • BlogIcon 알통 2009.04.29 17:45 신고

      둘이 가서 살까요? ㅋㅋ
      어디 가까운데 땅이라도 좀 사두고 싶네요 (물론 돈은 없지만)
      터도 좀 닦아두고 집터 주위에 아름드리 나무가 될수있는 나무도 심어두고... 잔디도 가꾸고...
      주말에라도 그렇게 산다면... 아.... 좋겠네요.
      문제는 땅살돈이 없다는거 ㅠ.ㅠ

  8. BlogIcon blue paper 2009.04.30 15:35

    사진이 참 좋네요^^
    블로그 잘 보고 갑니다~

  9. BlogIcon 나무같이 2009.04.30 15:43

    아.. 자그마한 천국에 다녀오셨군요. ^^

    저도 시골생활.. 아직은 꿈만 키우고 있습니다. ㅎㅎ

    • BlogIcon 알통 2009.05.01 00:06 신고

      네 정말 천국같았습니다. 제가 다녀본 여행중에서 최고로 쳐주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