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희에게

재희에게
우리 재희가 태어난지 벌써 7개월하고 15일이 지났구나. 엄마가 수술을 하기 위해 들어간 시각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네 울음소리가 처음으로 들렸던 2008년 9월 10일 8시 3분은 잊혀지질 않는구나. 이모(엄마친구)들의 성화에 못이겨 태어난 다음날 너를 내려보낼땐 맘이 편칠 않았어. 다음날 후회도 많이 했고. 그래도 태어나고 5일뒤 우리 네식구가 함께 집으로 들어설때의 그 감격이란... 절대 잊을수가 있을 것 같다. 세식구에서 네식구가 되었다는 그 감격 말이다.

이건 순전히 아빠의 생각인데, 엄마는 재희가 태어나고선 언니때만큼 애절해하지는 않는 것 같더구나. 물론 언니때보다 더 많이 힘들어서 그랬겠지만... 너는 이대로라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을 한건지 엄마에게 제대로 한방을 날렸지. 퇴원하고 5일째쯤되던날 병원에 다시 갔는데 황달이 심한 상태였어. 태어난 병원에서 큰병원을 가보라고 해서 고대병원엘 가게됐는데 엄마도 울고 아빠도 울었단다. 재희에게 큰 일이라도 생길까봐. 태어난지 10일된 너를 인큐베이터에 넣어두고 보낸 5일은 엄마, 아빠에겐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단다. 인큐베이터에서 엄마를 찾는 재희 모습에 엄마는 정말 정말 많이 울었을거야. 하지만 너의 작전은 성공적이었어. 엄마가 재희를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거든. You Win!!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겠니? 언니는 돌잔치 할때도 걷질 못 했단다. ㅋㅋ 근데 재희는 7개월 반이 지난 지금 잡고 일어서는걸 보면 언니보다 조금 빠를 것 같구나. 하지만 아직 만 4살이 되지 않은 언니가 한글을 읽기 시작하고 덧셈과 뺄셈에 대한 개념을 잡아가는걸 보면 그것만큼은 언니보다 빨리하기란 쉽지 않아보여. 알파벳 줄줄줄 외우고 구구셈도 3단까지나 외우거든. 하지만 언니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재희도 잘 쫒아가리라 믿어. 참고로, 언니는 두살이 되기전에 10까지 외웠단다. 비결은? 아빠가 분유를 탈때 하나 둘 셋 넷...이렇게 큰소리로 말을 하면서 분유를 탔거든.

언니는 자라서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구나. 아빠는 의사가 좋겠다고 말을 해줬는데 아빠에게 화를 내면서 자기는 간호사를 할거라고... 뭐 그건 언니 마음이니까. 우리 재희는 자라서 뭐가 되겠다고 말할지 기대가 되는구나. 자라서 뭐가 되고 싶니? 엄마 아빠가 바라는 것? 우선은 하나야. 언니랑 재희가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는거. 그러니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언니가 18월때쯤에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왔었단다.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안에서 토하고해서 고생을 하긴 했지만... 그러고보니 언니는 엄마 뱃속에 있을때 호주도 일주일이나 다녀왔었구나. 아빠도 못 가본 호주를 말이다. 재희는 언니보다 일찍 해외여행을 경험하고 될 것 같아. 다가오는 6월에 세부를 가기로 했거든. 위에서 말한 이모들이랑 함께 말야. 사실 태국여행은 돌아나니느라 많이 힘들었단다. 하지만 이번 세부 여행은 리조트 안에서만 머물거라서 크게 걱정은 되지 않는구나. 아저씨들이 아기들을 위해 더 많이 준비하기로 했거든 ^^

지난 주말(16일)에 여수를 다녀온 후로 재희가 많이 자란 것 같다며 엄마가 흐뭇해하고 있단다. 혼자서도 잘 놀고 밥도 잘 먹고 말이야. 아빠가 지금 재희에게 부탁하고 싶은게 한가지 있는데 꼭 들어주었으면 좋겠구나. 너는 요즘 아침 기상시간을 평균 6시 반으로 세팅을 해 놓은 것 같아. 평일엔 재희가 깨워줘서 참 좋은데 주말에도 그 시각에 일어나니 엄마 아빠가 너무 힘들구나. 제발 10시까지 푹 좀 자주면 안되겠니? 평일에도 아빠가 차라리 알람을 맞출테니 제발 늦게까지 좀 자렴. 7개월된 아기가 제일 먼저 일어나서 30분동안 혼자 논다는게 말이나 되니? 아빠도 아빠지만 엄마가 너무나도 힘들어하니 내일부터는 못해도 9시까지는 자다가 일어나렴. 아빠의 간절한 부탁이란다. 왜냐하면 우리집의 평화는 엄마손에 달렸거든!!

재희야 엄마 아빠 언니는 재희를 많이 많이 사랑한단다. 지금처럼 건강하게 자라다오!!




  1. BlogIcon 머니야 2009.04.28 08:51

    아...그동안 통 못본사이 훌쩍 자란 느낌이 팍! 나네요^^
    맘속깊은 사랑을 잘 엿볼수 있었던 글입니다..
    앞으로더 더 사랑 많이주시면서 따뜻한 가족애 누리시길 기원하는 바입니다^&^

    • BlogIcon 알통 2009.04.28 11:00 신고

      재희가 자라는게 하루 하루가 다르네요 ^^
      수영이는 짜증내는게 하루 하루가 다르구요 ㅡㅡ;;
      그래도 다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

  2. BlogIcon 김치군 2009.04.28 14:41

    쿠바에서 수영이에게 엽서를 썼는데..언제 도착할지 모르겠네요..

    보낸날짜는 4/9일쯤이니.. 5월 초에는 도착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해 봅니다.

    잘 지내시죠? ^^

    • BlogIcon 알통 2009.04.28 15:26 신고

      다시 한번 김치군님의무사 귀환을 축하합니다 ^^
      김치군님께서 해외를 여행하시는 동안 저는 주말마다 열심히 국내여행을 다녔답니다 ^^
      엽서는 수영이에 맞춰서 와주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

  3. BlogIcon 미리누리는천국 2009.04.28 18:01

    포스팅보고 난 재우한테 편지를 써서 건네준적이 있나 생각해보니 받기만 했군요..
    쪽지라도 써서 자기 지금 어디간다라고 알려주는걸 좋아하는 녀석인데 저도 편지 하나 써서 슬며시 건네봐야겠습니다.^^

    • BlogIcon 알통 2009.04.28 18:18 신고

      수영이는 자기한테 우편물이 오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이틀정도 자랑을 하죠 ^^
      "서울대 법대생을 만들어낸 아버지의 특별한 편지"라는 책을 보면서 수영이가 자라면 직접 종이에 글을 쓴 편지를 보내야지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편지를 건네면 재우군 너무 좋아할 것 같네요 ^^
      (영원히 간직할지도 ^*^)

  4. BlogIcon MindEater™ 2009.04.29 17:30 신고

    와...아빠의 정이 물씬 느껴집니다. wifil님 정말 따뜻한 아버님 ^^b

    • BlogIcon 알통 2009.04.29 17:48 신고

      10년, 20년뒤에 아이들에게 어떤 아빠로 비춰질지 생각합니다.
      꼰대는 되지 말아야지... 아이들에게 자상하고 인자한 아빠가...
      소 닭보듯 그런 사이가 되면 전 참을수가 없을 것 같아요.
      말로 표현 못하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주고 싶어요 ^^